책읽는 여자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

하얀 종이 2022. 2. 7. 16:07

 

김중혁 작가님의 에세이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입니다.

 

 

김중혁 작가님의 글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교훈이나 감동에 앞서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소설과 수필을 쓰시는 작가님.

 

 

교훈이나 감동도 중요하지만,

 

저는 사실 문학에 있어서 재미가 있다는 것은 어느 것보다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진심 배우고 싶습니다.

 

김중혁 작가님, 어떻게 하면 작가님처럼 글을 재미있게 쓸 수 있을까요?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볼까?'는 사용 설명서가 따로 있는 에세이입니다.

 

하루에 한 편씩 읽으며 일상을 바꿔보자고.

 

하지만 저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후루룩 읽어버렸네요. //

 

진짜 재미있는 책이에요. *^^*

 

 

 

김중혁 작가님의 에세이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

 

1, 2년 이렇게 기나긴 장기 프로젝트 형식으로 거창하고 부담스러운 계획이 아닌

 

그저 오늘 딱 하루만,

즐겁고 재미있게 최선을 다해 잘 살아가면서

 

긴 생애를 부지런히 걸어가자는 의미가 담긴 따스한 책입니다.

 

 

 

 

 

 

 

 

 

 

 

 

 

 

 

 

 

 

 

 

여행지로 떠나기 위해서 자동차를 운전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가만히 서 있을 때 내비게이션은 

방향을 알려 주지 못한다. 내가 출발해야만 GPS가 내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게 되고, 그제야 어디로 갈지 

알려 준다. 삶도 비슷한 것 같다. 어떤 일은 일단 저지르고 나면 수습할 기회가 생기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방향도 생기지 않는다.

[p.31]

 

 

 

 

 

 

 

 

 

 

 

 

 

 

 

 

 

 

소설이나 영화를 보고 나면 이야기 바깥의 이야기를 상상해 보는 버릇이 있다. 버릇이라기보다 

직업의 특성인지도 모르겠다. 소설이 시작되기 전의 주인공은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영화가 끝난 후, 

주인공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허구의 인물이지만 그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는 순간 

더 많은 이야기를 건져 올릴 수 있다.

[p.56]

 

 

 

 

 

 

 

 

 

 

 

 

 

 

 

 

 

몇 년 전 연말을 강릉에서 보낸 적이 있다. 새해 아침이 되어 많은 사람이 바닷가로 몰려나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고 태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주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을 기다려 주었고, 

태양은 최대한 느릿느릿 움직이면서 자신을 향한 시선을 만끽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 짧은 시간이 무척 성스럽게 

느껴졌다. 사람들의 머릿속 생각이 말풍선처럼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떤 걸 바라는지, 꿈은 무엇인지, 

태양에게 말한 자신의 소망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많은 사람이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었고, 

천천히 떠오르는 태양을 찍었다.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오랫동안 그 영상을 돌려볼 것이다.

[p.77]

 

 

 

 

 

 

 

 

 

 

 

 

 

 

 

 

 

 

 

 

 

강력한 첫 번째 덩어리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모아 놓은 조각들을 갖다 붙여야 한다. 빈틈을 메워 줄 수 있는 조각, 

말이 되는 조각, 그럴 듯한 조각, 아름다운 조각을 갖다 붙인다. 어디선가 들었던 우화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들었던 

사연일 수도 있고, 하나의 단어일 수도 있다. 시간이 흘러 조각들이 화합을 이룰 때쯤 돌아보면 첫 문장의 강렬함은

조금 깎여 나갔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문장이 말이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소조를 했는데, 조각이 되어 있는 과정. 내가 겪은 아이디어 만들기의 핵심이었다.

[p.118]

 

 

 

 

 

 

 

 

 

 

 

 

 

 

 

 

 

 

 

어떤 주제로 글을 쓰려면 거기에 내려가 봐야 한다. 지상에 있는 멋있는 말들로 대충 얼버무리는 글을 쓸 수도 있지만 

그건 진짜가 아니다. 글을 쓰려면 지하 8층에 뭐가 살고 있는지 가 봐야 한다. 예전에는 별것 아닌 것 같던 작은 어둠이 

얼마나 커졌는지, 혹시 사라졌는지, 괴물이 되지는 않았는지, 내려가 봐야 한다. 거기에서 맞닥뜨린 녀석에 대해서 글을 써야 한다. 내 감정으로 만들어진 빌딩이 도대체 지하 몇 층까지 내려가 있는지, 나도 잘 알지 못한다.

[p.162]

 

 

 

 

 

 

 

 

 

 

 

 

 

 

 

 

 

사람들이 좋아하는 단어를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내문, 표어, 포스터의 문구, 집 앞의 경고문, 

간판에 적힌 기발한 상호 등이 모든 제목의 후보가 될 수 있다. 일종의 집단 지성을 이용하고, 거기에 나만의 

아이디어와 감성을 싣는 작업이다.
 산책할 때 재미있는 문구를 발견하면 찍어 두자. 언젠가 내가 채집한 문장들이 빛을 발할 때가 올 것이다.

[p.210]

 

 

 

 

 

 

 

 

 

 

 

 

 

 

 

 

 

 

 

 

 

반전을 알고 나서 다시 영화를 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때로는 엔딩을 알고 나서 

영화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마음 졸이지 않고 느긋하게 이미 알고 있는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의 

뒷모습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으니까.

[p.238]

 

 

 

 

 

 

 

 

 

 

 

 

 

 

 

 

 

 

 

 

 

 

 

내가 잃어버린 물건들의 세상 상상하기, 다른 시각으로 영화 보기,

 

강렬한 분노를 복수하는 상상하기, 어느 뮤지션의 정규앨범을 끝까지 쭉 듣기,

지하철 맞은편에 앉은 사람의 신발 관찰하기,

 

날마다 하늘 사진 찍기, 가구 위치 바꾸기 등등...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기발하고 은밀하고 흥미로운 방법들. ㅋㅋㅋㅋㅋ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을까요~ㅋㅋㅋ

 

 진짜 너무 재밌으신 김중혁 작가님. ^0^

 

 

 

살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죠.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심심하고 지루할까...

 

 

그런 생각이 들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아이처럼

 

소재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세상을 어슬렁거리는 소설가처럼

 

엉뚱하고 흥미롭게 하루를 보내면서 삶의 재미를 느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의 목록들 중 몇 가지는 진짜 따라해볼 생각이에요. ㅋㅋㅋ

 

 

 

김중혁 작가님의 재미있는 에세이 '오늘 딱 하루만 잘 살아 볼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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