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혼자가 혼자에게

하얀 종이 2019. 12. 9. 15:14




이병률 작가님의 수필 '혼자가 혼자에게'입니다.



이병률 작가님은, 이름만 들어도 책을 읽고 싶어지게 하는 분이시죠. ^^


표지도 달콤한 보랏빛~ 너무 예쁩니다. ^^



여행도, 글쓰기도, 혼자인 채 지낸 시간이 많았던 이병률 작가님.



왜 혼자여야 하느냐고, 왜 혼자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냐고


묻는 이들에게


이병률 작가님은 조용히 이 책을 내밉니다.


이 책은, 왜 혼자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장입니다.



'내 옆에 있는 사람'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후로


오랜만인 이병률 작가님의 수필.


너무너무 반가웠어요...ㅜㅠㅠㅠ



















인생의 파도를 만드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보통의 사람은 남이 만든 파도에 몸을 싣지만,

특별한 사람은 내가 만든 파도에 다른 많은 사람들을 태운다.

[p.16]

 

 

 

 













당신이 특별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당신이 한 일들이 증명해줄 것이고

 

당신이 의지하고 싶은 사람인지 아닌지는

당신이 용기내어 저지른 일이 설명해줄 것이고

 

당신이 쓸모없는 사람인지 아닌지는

남이 한 말을 영혼 없이 그대로 옮긴 적이 있다면 알게 될 것이고

 

당신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지 아닌지는

당신이 무시하고 가벼이 여긴 수많은 일들이 판결해줄 것이다.

[p.103]

 

 

 

 














수영장에 가려고 나섰던 길에,

행선지만을 보고 아무 버스에 올라타는 일은 잘하는 일이다.

누구라도 만나면 좋겠다 싶은 날에, 만나고 싶은 마음을 거두고

아무 버스를 타고 차창으로 내리쬐는 햇빛을 받는 일은

먼지가 뽀얗게 쌓인 나의 빈 터에다 수영장 하나 지어주는 일이다.  [p.159]

 

 

 











 

 

혼자 여행을 한다는 건 나를 보호하고 있는 누군가로부터,

내게 애정을 수혈해주며 쓸쓸하지 않게 해주는 당장 가까운 이로부터,

더군다나 아주 작게 나를 키워냈던 어머니의 뱃속으로부터 가장 멀리, 멀어지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알고 있다고 자신만만히 믿었던 것들을 검은색 매직펜으로 지워내는 일이다.

세상 흔한 것을 갖고 싶은 게 아니라면, 남들 다 하는 것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나만 할 수 있고, 나만 가질 수 있는 것들은 오직 혼자여야 가능하다.

혼자 있는 그곳은 속깊은 문장을 알려준다. 내가 숱하게 화를 내야만 했던

일들을 떠올리며 공손하게 손을 모으게 한다.   [p.217]

 

 

 

 

 













인생의 중요한 속도는 명장면이 견인해준다고 믿는다. 인생의 중요한 방향도 그렇다.

그러니 청춘이라면, 명장면 속의 주인공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주 우연과 운명을 헷갈려 한다. 우연도 운명도 손수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몸으로 지켜야 한다.

[p.254]

 

 

 

 

 













내 삶이 한두 가지 단어로 규정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믿고 따르며

숨쉬는 공기 또한 나에게 한 가지 색깔을 강요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바람이

통하는 상태에 나를 놓아두려 한다.

당신도 그러하길 바란다.

[p.274]



















오로지 혼자여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생각들을 쓴 글.


왜 사람들은 여행도, 인생도, 심지어 마음까지


누군가와 함께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물론 함께라면 즐겁긴 하지만,


누구보다 소중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시간이 줄어듭니다.



저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혼자니까 심심하지 않느냐고.


저는 혼자 노는 게 젤 재미있는데 말이죠. ^^*



어차피 세상은 차갑고,


그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 책 한권을 내어줄 뿐


삶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


마음을 더욱 단단히 다지길 바랍니다.



너무나 감성적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가 담긴


이병률 작가님의 수필 '혼자가 혼자에게'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