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
젤리판다 출판사 카페 '가을독서 페스티벌' 이벤트에서 받은 책,
장훈 작가님의 수필 '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입니다.
산뜻한 하늘색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신청했습니다.
장훈 작가님은 2003년 3월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참여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되어
청와대에서 5년 임기 내내 연설비서관실, 여론조사비서관실, 정무기획비서관실에서 일하다가
2008년 2월 대통령 퇴임과 함께 청와대를 나오신 분이죠.
산뜻한 하늘색 표지와 제목의 ‘글쓰기’라는 단어가 나를 더 설레게 해준 책.
글을 쓰시는 분의 이야기어서 그런지 느낀 점이 많은 책이었어요.
인생의 한 구비 한 구비를 흘러가다 보면
내가 가고자 했던 그곳에
언젠가는 닿을 수 있으리라.
무엇이 되어 있는 자신이 아닌,
어딘가로 향하고 있는 자신을 좋아해 보자.
[p.31]
인생을 살다 보면
이미 정해놓은 경로로 가지 않을 때가 많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또 제대로 가는지도 몰라 불안에 떨기도 한다.
그러나 그 길이 인생의 잊지 못할 드라마가 될 수 있다.
이미 정해놓은 길이란 없다.
있다면 그 길은 뻔한 길이다.
가지 않은 길은 새로운 자극을 준다.
'당신의 인생 비행기는
당신이 미리 정한 목적지로 가지 않습니다.'
혹시 살면서 이런 멘트가 들려온다면,
실패나 좌절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 드라마가 펼쳐지는
희망의 안내 방송이라 여겨도 좋다.
[p.81]
누구나 부족한 인생이다.
잘못된 삶을 살고 있다면
꼭 말과 글이 아니어도 알려지게 된다.
그러니 글을 쓴다는 것은
오히려 좋은 삶의 지침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일 수 있다.
사람들에게 그 다짐을 공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좋은 글을 쓰고, 그 글만큼이나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도
삶을 좋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p.122]
늦더라도 하나하나 다시 시작해야 한다.
소신으로 밀어붙일 것은 밀어붙이고
새롭게 바꿔야 할 것은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목표를 가다듬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넘어짐을 두려워할 일도 아니다.
때로는 그저 앞만 보고
뚜벅뚜벅 가면 된다.
[p.224]
인생은 결국 자신의 선택이다.
그 선택에는 책임이 따른다.
때로는 가벼운 책임이,
때로는 견디기 힘들 만큼
무거운 책임이 되기도 한다.
힘들다고 무섭다고 선택을 포기하고,
남 탓, 상황 탓만 하는 것은 자기를 포기하는 일이다.
선택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세상의 모든 당당한 선택을 응원한다.
[p.253]
꼭 예쁘지 않아도 된다.
꼭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누구에게 보여도 투명하고
누구와의 삶과도 차별성 있는
개성 넘치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면 된다.
그 인생이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최고의 명작이다.
[p.288]
모든 상처는 아프다.
그러나 모든 상처는 아문다.
아문 상처가 흉터가 될 수 있다.
달리 보면, 흉터가 나만의 개성이 될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상처뿐 아니라
마음속 상처도 있고,
추억 속 깊은 흉터도 있다.
상처도 인생이고, 흉터도 내 몸의 일부이다.
아파하고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p.312]
글을 쓰다보면 보이는 모든 것이 글의 재료가 되고,
그런 글쓰기는 노동이기도 하고 동시에 여흥이고 보람이 됩니다.
평가를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어떤 선택을 하건 책임을 지고 자신만의 개성을 갖고 열심히 사는 것이
바로 특별한 사람의 삶이라는 글귀가 마음에 와닿았어요.
좋은 글을 쓰려면 바르고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
내가 가장 새겨들어야 하는 말이네요..
정치에 대해서는 사실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이 책도 한때 정치에 몸담으신 작가님의 글이어서 혹시라도 어려운 내용이 있지는 않을까 내심 긴장하며
첫 장을 펼쳤는데,
담백하고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 좋았어요.
어려울 것 같아 도전하기 힘들었던 예술 영화 한 편을 예상 외로 재미있고 편안하게 본 기분.
살아가며 만난 슬픔, 그 속에서 다쳐 새겨진 흉터 그 모든 것이 나 자신입니다.
모질고 거친 삶을 지나 여태껏 살아남은 상처투성이 나 자신을
더욱더 사랑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어요.
좋은 책 선물해주신 젤리판다 출판사 님들,
멋진 이야기 들려주신 장훈 작가님, 고맙습니다.
장훈 작가님의 에세이 ‘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