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이석원 작가님의 수필 ‘2인조’입니다.
제가 새해 첫 책으로 읽으려고 준비해둔 책이에요.
첫 장을 펼치자마자 친필사인과 작가님의 손글씨 엽서가~
따뜻한 선물, 고맙습니다. ^^
작가님은 글 쓰는 일을 하는 동안 허물어진 마음을 고치기 위해
25년 만에 병원을 다니면서 자신의 진솔한 생각을 담은 기록을 이 책에 담았습니다.
공감을 무척 많이 느끼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덕분에 올해는 편안한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어요.
누군가를 두려워하는 것과 존중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
그 어떤 순간에도 '나'보다 중요한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
비록 그게 가족이나 다른 어떤 중요한 존재라 할지라도.
[p.41]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내가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안다는 건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었다. 그게 바로 나 자신을 아는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 지금까지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몰라 그렇게 고민을 했던 것은
그만큼 나를 몰랐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그만큼 나는 나 자신에게 관심이 없었다는 것.
[p.96]
다시 한번 정리하면 무작정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잘 보이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특히 창작자들은 직업적 특성상 이런 욕망을 갖기 쉬운데,
세상 모든 이들이 날 모른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누가 나의 진짜 청중인지,
누가 나를 제대로 보아줄 사람인지를 살피고 결정하면 좋겠다. 상처를 받아도
그들에게 받고 관심을 구해도 그들에게 구하라는 것.
[p.141]
나이가 들수록, 타인이 나를 구원해주길 기다리기보다 나 자신과 둘이서,
다시 말해 스스로 삶을 헤쳐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고 좋은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는,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 아닌가.
[p.230]
나는 삶에 있어서 '구분'을 할 줄 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았다.
공과 사를 구분하고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여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 나 개인의 일에서까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버릇을 없애도록 노력해가는 것.
한마디로 인생에서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지를 구분할 줄 아는 것.
그 역시 내가 고대하던 성숙한 어른의 모습이었다.
[p.319]
우리는 모두 내 안에 또다른 나를 하나씩 갖고 있다. 그게 여럿인 사람도 있다지만
대체로 하나씩 더 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날 때부터 2인조다. 그리하여 내 안의
또다른 나와 평생을 싸우고 대화하고 화해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지고 볶으면서 살아간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 누구도 혼자일 수 없으며 그 사실을 잊어서도 안 된다.
[p.359]
작가로서 독자를 아끼면서도 실은 그들을 무척 두려워하고 있었다는 이야기와
치료를 하기 위해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서도 자신은 다른 환자와는 달리
정상임을 보여주기 위해
애썼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마음 한 켠이 짠했습니다.
제가 책으로 처음 이석원 작가님을 만난 건, 2015년 수필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었어요.
그해 가을,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들었을 때 작가님의 책이 큰 위로가 되어주었는데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작가님의 새로운 책이 또다시 감동적인 위로가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태어날 때부터 2인조입니다.
우리는 내 안의 또다른 나와 평생을 이야기하고, 다투고 화해하며, 도닥이며 살아가죠.
그런 점에서 우리는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고 지키며 살아야 합니다.
힘들었던 2020년보다 더 강해진 내 안의 나와 함께
씩씩하게 2021년을 보내야겠습니다.
이석원 작가님의 수필 ‘2인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