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여자 없는 남자들
하얀 종이
2014. 10. 8. 15:31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의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하루키 작가님을 장편소설로밖에 만나질 못했네요...^^;;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1Q84,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단편소설이지만 이 책 속의 모든 이야기에는
여자를 잃거나 그녀의 자리가 비어있는, 혹은 떠나보내려는
남자들이 등장합니다.
병으로 사별하거나, 배우자의 외도 사실을 알게 돼 이혼하고,
스스로 일부러 깊은 관계를 피하기도 하고, 혹은 이유도 모르는 채 타의로 외부와 단절되기도 하죠.
'하루키답다'라고 생각이 드는 강한 장면도 꽤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기존의 하루키 작품에서의 '청춘'의 빛은 찾아보기 어렵고,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아요.
남자와 여자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같은 여자끼리도 오해하고 다투는데, 성이 다르고 생각 자체가 다른 남녀는 오죽할까요.
하지만 이 소설집에서 하루키 작가님은 말합니다.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할 순 없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위로받을 수 있다고.
바람이 스산한 가을날에 잘 어울리는 '여자 없는 남자들'
괜히... 마음이 쓸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