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하얀 종이 2015. 12. 22. 10:59

 

 

 

 

 

 

 

최갑수 작가님의 사진수필집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입니다.

 

2007년에 나온 책이네요.

 

며칠 전 책장에서 문득 눈에 띄어서 집어든 책.

 

제목도 멋있죠.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시인의 감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

 

이 책은 2013년에 '내가 나를 사랑하는 일 당신이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라는 제목의 개정증보판으로 다시 나온 적도 있었죠.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살아보자.

오직 나 자신을 위해서만 삶을 낭비해 보자.

[p.37]

 

 

 

 

 

 

 

 

 

 

 

 

 

 

 

 

이대로 주저앉아버리기엔 우리는 너무 젊어.

그러니까 불시착한 외계인처럼 어리둥절한 표정은 짓지 말아줘.

웃어봐.

힘껏 뛰어봐.

꾸욱 눌러보란 말이야.

이 세상에 너의 지문을 남겨보라고. [p.115]

 

 

 

 

 

 

 

 

 

 

 

 

 

 

 

 

길에게 묻는다.

너의 인생은 얼마나 혹독하였느냐.

너는 어떻게 우리를 추억할 것이냐. [p.187]

 

 

 

 

 

 

 

 

 

 

 

 

 

 

 

 

 

우리가 그림자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신이 우리에게 외롭지 말라고 주신 선물.

[p.209]

 

 

 

 

 

 

 

 

 

 

 

 

 

 

 

 

 

세상의 모든 정거장.

최후의 정거장을 향해 한 발 한 발 우리는 발을 내딛고 있는 거다.

[p.269]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이라는 문장 자체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위험하고 이기적입니다.

 

가족, 친구, 동료들은 어쩌자고...ㅠ.ㅠ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가 손잡고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나'에서부터, '나'에게서 시작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현대인들은 시간에 쫓기고 일상에 치여서 정작 가장 중요한 '나'는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최갑수 작가님은 여행과 길과 카메라를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어요.

 

작가님에게 여행과 카메라가 그러했던 것처럼,

 

저에게 책과 글이 그러했던 것처럼,

 

누구에게나 지친 숨을 고르며 아픈 다리를 달래는 정거장이 존재합니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책을 읽는 시간 동안만이라도 짐을 다 내려놓고

 

작가님의 사진처럼 휘청이는 우리네 삶을, '나'를

 

토닥토닥 위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