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의자, 타임아웃제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할 경우, 회초리는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회초리 사용은 아이의 마음에 두고두고 낫지 않는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어요.
회초리를 이용한 체벌의 형태가 공격적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공격 행동의 잘못된 방법을 학습시킬 수도 있고,
체벌을 지속적으로 받아 온 아이는 체벌에 면역이 되어 점점 더 강한 체벌을 필요로 하게 되는 악순환을 낳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안된 ‘평화적’인 방법이 타임아웃제.
잘만 사용하면 회초리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요. 이미 서구권에서는 ‘생각하는 의자’라는 이름으로
일찌감치 보편화된 훈육법 중 하나입니다.
타임아웃제란
아이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경험을 원하기 때문에 아무런 자극 없이 혼자 가만있는 것을 싫어합니다.
타임아웃제란 아이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이용해 아이가 그릇된 행동을 하거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할 때
아이의 활동을 잠시 중단시키고 다른 자극이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장소로 격리시키는 것이죠.
너무 어릴 때부터 시작하는 것보다는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고 사회성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부터 적용하는 것이 좋고,
일반적으로 ‘아이 나이 x 1분’ 형식으로 따로 있게 합니다. 다섯 살이면 5분, 여섯 살이면 6분, 이런 식으로 말이죠.
타임아웃제의 효과
타임아웃제는 일종의 ‘고립시키기’입니다.
타임아웃은 무엇보다 아이의 감정이 격앙되었을 때 흥분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요.
스스로 격앙된 감정을 다스리고 생각할 시간을 갖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자기 통제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부모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아이의 문제 행동을 보고 이성적인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감정적으로만 반응할 경우, 아이는 위축되거나 불만을 가질 수 있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한 건지 인식하기도 어려워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정 시간 거리를 두는 타임아웃제는 감정의 상처를 남기지 않고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 훈육법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아이에게 적용하면 좋을까
일반적으로 아이가 문제 행동을 보일 때 사용하는 것이지만,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는다는 명목하에 무조건 타임아웃을
실시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잘못을 저질렀을 때마다 타임아웃을 사용하면 아이들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데
무뎌지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타임아웃은 아이가 자주 저지르는 잘못된 행동 중 한두 가지로 제한하여
적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말대꾸를 하거나, 화나면 장난감 던지기, 소리치며 떼쓰기 등의
충동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사용해야 합니다.
타임아웃제는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신경질적이거나 성미가 급한 아이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성향의 아이는 타임아웃보다 아이의 행동을 무시하는 편이 오히려 행동 수정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지나치게 의존적이거나 수동적인 성향의 아이에게도
적절한 방법이 아닙니다. 타임아웃제로 이런 아이의 행동을 수정하다 보면 더욱 의존적이고 수동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임아웃 진행하기
1. 아이에게 규칙에 대해 설명해 준다.
타임아웃을 사용하려면 아이에게 이것이 어떠한 규칙인지부터 설명해 줘야 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있는 편안한 시간에 타임아웃이 무엇인지 소개하고 잘못된 행동을 고치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또 부모가 먼저 시범을 보이거나 시작하기 전에 인형 등을 이용해 연습을 해 보면 좋아요.
2. 잘못한 즉시 타임아웃 장소로 보낸다.
타임아웃은 10초 이내에 갈 수 있는 거리에 장소를 마련해야 합니다. 거리가 너무 멀면 타임아웃을 제대로 지키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또한 잘못한 즉시 타임아웃을 실시하지 않으면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해서 벌을 받는지를 깨닫지 못하게 됩니다.
아이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문제된 행동이 무엇이고 그 결과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도록
곧바로 옮겨 갈 수 있는 곳에서 진행하도록 합니다.
타임아웃의 장소로는 다른 사람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곳으로, 최대한 아이에게 지루하고 따분한 생각이
들게 하는 장소가 효과적입니다. 그래야 타임아웃 장소와 자신의 생활공간을 구분 지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3세에서 5세 무렵의 아이에게는 타임아웃 의자를 마련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등받이가 곧은 의자를 준비해 아이가 그곳에 앉아서 자유로이 움직일 수 없게 합니다.
3. 3세부터 3분을 기본으로 실시한다.
타임아웃은 아이의 연령에 따라 시간을 다르게 해야 해요.
대개 3살 아이에게는 3분, 4살은 4분, 5살은 5분과 같이 연령이 올라갈수록 1분씩을 추가해 적용합니다. 이렇게 타임아웃 시간을
고정시켜 놓으면 공정하고 일관되게 타임아웃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소리가 울리도록 타임아웃 시간을 맞춘 휴대용 타이머를 아이가 볼 수 있는 곳에 놓아둡니다.
그래야 아이 스스로 휴대용 타이머를 보며 타임아웃의 시작과 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끝난 후엔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게 한다.
타이머가 울린 뒤 아이가 타임아웃 장소에서 나오면 자신이 왜 그곳에 가게 되었는지 스스로 생각하게 합니다.
3, 4세 무렵의 아이들은 아직 원인과 결과를 연관 지어 생각하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그 이유를 제대로 말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엄마나 아빠가 대신해서 아이의 잘못을 말해 준 후 다시 타임아웃을 하게 된 이유를 물어
아이가 왜 그런 벌을 받게 되었는지 명확하게 깨닫게 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다른 일을 하거나 밖에 나가서 놀아도 된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Tip. 타임아웃을 실시할 때, 아이 엄마들이 하는 작은 실수
1. 귀찮아서, 혹은 잊어버려서 문제 행동이 나타나도 규칙대로 시행하지 않으면 그 다음부터는 아이들이
타임아웃을 하나의 놀이로 생각하게 됩니다. 타임아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라는 점을 기억하도록 해요.
2. 타임아웃을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타임아웃은 숙제하기, 청소하기 등의 권장 행동이 아닌 제지 행동에만 사용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곧 효과가 사라집니다.
3. 아이에게 지시를 할 때는 언제나 단호하게, 그러나 좋은 목소리로 말합니다.
아이에게 고함을 쳐서 지시를 한다거나 반대로 타이르는 것처럼 말해서는 안돼요.
4. 타임아웃 후에는 소외된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 주는 타임인(time-in)의 액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타임인’이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칭찬의 말을 건네는 등 올바른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아이를 보듬어 주는 것.
이런 행동을 통해 설사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도 부모로부터 언제나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