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고슴도치의 소원

하얀 종이 2017. 5. 3. 16:00



톤 텔레헨 작가님의 동화 소설 '고슴도치의 소원'입니다.


톤 텔레헨 작가님은 의사를 하시다 시인으로 활동, 그다음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발표하신 분이라고 해요.



몸에 돋친 가시 탓에 안아주지도 못하고 멀리 하다 결국은 얼어죽는다는 섬뜩한 '고슴도치의 딜레마'를


떠오르게 하는 이야기 '고슴도치의 소원'


그림으로 보면 너무너무 귀여운 고슴도치~~~*^0^* 



고슴도치는 외롭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하고 싶어하죠.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것도 나눠 먹으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고슴도치는


그들에게 편지를 쓰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이 자기에게 다가오는 걸 두려워해요.


친구들이 내 몸에 돋은 가시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내가 만든 케이크가 입에 안맞으면 어떡하지..


그렇게 고슴도치의 걱정어린 초대를 받고 친구들이 몇몇이 찾아왔다 가고..


그 시간 속에서 마찬가지로 고슴도치의 초대를 받고 아주 느린 속도로 거북이와 달팽이가 다가옵니다.













 






  


보고 싶은 동물들에게

모두 우리 집에 초대하고 싶어.

 

하지만 아무도 안 와도 괜찮아.

[p.8]

 

 

 













 

가끔 그의 방은 온 세상만큼 크게 느껴졌다.

어쩌면 온 세상보다 더 클지도 모른다.

고슴도치는 문을 바라보았다. 문은 세상의 가장자리였다. 문으로 나가면 우주에 떨어지는 것이다.

우주 어디로 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p.84]
















 

 

 

"알아, 고슴도치야. 난 네가 누군지 알아. 너는 이 세상 동물 중에서 제일 아름답고 특별해."

[p.135]

 

















 

나는 이상해, 겁을 주고, 외롭고, 자신감도 없어. 내겐 가시만 있어.

그리고 누군가 나를 찾아와 주길 원하면서 또 누군가 오는 걸 원하지 않아...

[p.148]

 

 









 








고슴도치는 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그들은 작게 신음 소리를 내면서 고슴도치를 안아 주었다.

고슴도치가 그들의 가장 좋은 친구라고 말하면서, 두 번째로 좋은 친구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p.196]

 


















 

 

그들 모두 고슴도치가 초대하지 않은 것을 고마워하는 편지를 썼다. 그들 모두 고슴도치의 친구였다. 그리고 언제나

그의 친구로 남을 것이다. 서로를 초대할 필요도,찾아갈 필요도 없었다.

오직 다람쥐의 편지만 달랐다. "정말 즐거웠어." 그리고 그 아래엔 "조만간 또 만나자!"라고 쓰여 있었다.

고슴도치는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내쉬었다.

조만간 또 만나자... 고슴도치가 알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말이었다. [p.206]






















수많은 동물이 고슴도치의 집에 다녀가지만, 그들은 서로의 만남이 마냥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죠.


바로 서로가 서로에게 바라는 게 너무 많았다는 것입니다.


기대한 만큼 원하는 것을 요구하게 되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드는 실망감...


하지만 마지막에 고슴도치를 찾아온 다람쥐는 다릅니다.


별 특별한 이야기도 하지 않고, 고슴도치가 내어주는 음식을 다람쥐는 별 말없이 먹고 그냥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돌아갑니다.


바로 고슴도치가 원한 건 다람쥐 같은 친구였던 거죠.


바라지 않고, 특별하지 않고 '보통' 시간을 같이 보낼 수 있는 친구.




요즘 혼밥, 혼술, 1인가구 등등.. 혼자 지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혼자가 편하다고 하면서도 외로움을 즐기기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하길 원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을 보면 그 고슴도치 같은 마음이 얄밉다고 느껴지다가도 한편으로는 참 외로운 사람이구나.. 하고 토닥여주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우리는 어쩌면...


모두가 자유롭고 싶지만 또 함께하고픈 고슴도치들이 아닌가 싶어요.


모두.. 조금 부끄럽고 따끔거려도 서로 위로해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