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하얀 종이 2017. 7. 19. 11:01

 

 

 

스미노 요루 작가님의 장편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입니다.

 

제목만 보면 무슨 엽기적인 살인을 다룬 스릴러 소설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저도 그랬으니까. ^^;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청춘 로맨스 소설입니다.

 

 

 스미노 요루의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나'의 여자친구인 사쿠라의 죽음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느 누구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지 않고 소설에 파묻혀 살아가는 남자인 '나'

 

그리고 그와는 정반대의 명랑쾌활한 성격인 사쿠라.

 

사쿠라는 자신의 삶이 1년도 채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듣고

 

 소중한 하루하루를 '공병문고'라는 제목의 일기장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서기 싫어하고 방관자의 삶을 고수하는 '나'는 맹장수술 후 치료를 하기 위해 갔던

 

병원 대기실에서 '공병문고'를 발견하게 되고..

 

책인 줄 알고 무심코 펼쳐본 사쿠라의 일기장에서 그녀가 췌장의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는 내용의 

 

기록을 읽습니다.

 

남겨진 삶을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상으로 채우고 싶었던 사쿠라는

 

자신의 병을 가장 친한 친구에게조차 비밀로 했었는데

 

같은 반 친구인 '나'에게 우연찮게 들키고 만 거죠.

 

그 비밀을 매개로 '나'는 사쿠라와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화장은 싫다니까. 죽은 뒤에 불에 구워지는 건 좀 그렇잖아?"

"그게 고기 구우면서 할 얘기야?"

"이 세상에서 진짜로 없어져버리는 것 같아. 다들 먹어준다거나 하는 건 좀 어렵겠지?"

"고기 먹으면서 사체 처리 얘기는 하지 말자."

"췌장은 네가 먹어도 좋아."

"내 얘기 듣고 있어?"

"누군가 나를 먹어주면 영혼이 그 사람 안에서 계속 산다는 신앙도 외국에는 있다던데."

[p37]

 

 

 

 

 

 

 

 

 

 

 

 

 

 

 

 

"죽음을 마주하면서 좋았던 점이라면 매일매일 살아있다고 실감하면서 살게 된 거야." [p.68]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랑에 빠진 사람이 맹목적이라는 것은 소설 속 얘기로서 알고 있는 것일 뿐, 실제 사람의 마음을

접해보지 못한 내가 살아있는 인간의 행동을 파악한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소설 속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은 다르다.

소설과 현실은 다르다. 현실은 소설만큼 아름답지도 않고 정확히 맞아떨어지지도 않는다.

[p.188]

 

 

 

 

 

 

 

 

 

 

 

 

 

 

 

 

 

"우연이 아냐. 우리는 모두 스스로 선택해서 여기까지 온 거야. 너와 내가 같은 반인 것도, 그날 병원에 있었던 것도, 우연이 아니야.

그렇다고 운명 같은 것도 아니야. 네가 여태껏 해온 선택과 내가 여태껏 해온 선택이 우리를 만나게 했어. 우리는

각자 자신의 의지에 따라 만난 거야." [p.196]

 

 

 

 

 

 

 

 

 

 

 

 

 

 

 

 

 

 

 

"산다는 것은..."

"......"

"아마도 나 아닌 누군가와 서로 마음을 통하게 하는 것. 그걸 가리켜 산다고 하는 거야." 

[p.222]

 

 

 

 

 

 

 

 

 

 

 

 

 

 

 

 

 

 

나는 실은 네가 되고 싶었어.

[p.250]

 

 

 

 

 

 

 

 

 

 

 

 

 

 

 

 

 

 

 

 

옛날부터 전쟁 등 잔인한 사건사고가 많았던 일본은 그 영향을 받아서

 

'죽음'이 여러 분야에 소재로 쓰인다고 해요.

 

영화, 드라마, 소설 등등...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도 그런 영향을 받은 소설입니다.

 

 

서점에서 이 책을 찾아보니 일반판, 노블판 이렇게 나뉘어 있어서

 

선택하는데 고민을 많이 했어요...^^;;

 

크기가 '일반판'이 조금 크고, 내용은 같다고 해서..

 

제가 갖고 다니며 보기 편한 '노블판'으로 골랐어요. 

 

사실, 그런 것보다 책은 내용이 중요하니까...^^

 

 

엄청 슬픈 내용이라 읽으면서 많이 울었다는 후기도 있고,

 

너무 유치해서 다 못 읽고 포기했다는 후기도 있던데...

 

저는... 울 정도는 아니고 약간 먹먹한 느낌이었어요.

 

 

생의 마지막에서 사랑을 만나 더 살고 싶어 하는 그 마음...

 

 그리고 인생이란 정해진 주기가 있는 게 아니라 어느날 갑자기 죽음이 다가올 수도 있기에

 

지금 이 순간을 더 소중하고 귀하게 여기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이 소설을 읽으며 배웠습니다.

 

 

소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