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입니다.
흔치는 않지만 이 세상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한 소설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제가 김영하 작가님을 만난 첫번째 책이기도 하네요...^^*
자신이 죽은 줄 모르는 남자, 로봇과 은밀한 만남을 즐기는 여자, 어느날 갑자기 목소리를 잃어버린 미소년 가수...
슬프다가 웃기면서도, 뭉클해지는 묘한 이야기들.
삶이란 별 게 아니다.
젖은 우산이 살갗에 달라붙어도 참고 견디는 것이다. [p.9]
욕실 안에 낯선 목소리가 ‘앉아’ 있었다. 훗날 그는 그 순간을 그렇게 표현했던 것이다.
낯선 목소리 하나가 ‘앉아’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고.
그러니까 그때까지만 해도 목소리는 그의 몸속으로 들어와 그의 것이 되지 못한 채 욕실 안을 배회하고 있었던 것이다. [p.67]
아득해지는 감각 속에서 내 영혼이 마치 잘 맞은 야구공처럼 펜스 너머 저 광대한 우주로, 하나의 작은 점이 되어 사라져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암전. [p.137]
겨울도 없는데, 뭐하러 이렇게 힘들게 삽니까? [p.187]
"난 열여섯 살 이후로 깨달은 게 있어. 하고 싶은 걸 당장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늦어버려." [p247]
다소 엽기적인 이 단편소설들을 걷다보면 저기 저 모퉁이 속에 웅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어쩌면, 표지의 도로 위에 위태롭게 서있는 여인이 오늘날 우리의 모습일지도 모르죠.
판타지의 향기가 짙게 묻어나면서도 지극히 현실적인 단편소설집이라고... 끄적여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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