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병수 선생님의 수필 ‘상처는 한 번만 받겠습니다’입니다.
감사하게도 달 출판사 인스타그램 이벤트에
당첨되어 받은 책이에요.
김병수 선생님은 김동영 작가님과의 공저 ‘당신이라는 안정제’에서 처음 뵈었어요.
데스크를 사이에 두고 내담자에게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는 선생님 모습이 떠올랐던 책...
‘상처를 한 번만 받겠습니다’는 김병수 선생님이
우울증, 공포증, 범불안장애 등 수많은 사연을 가진 환자들을 접하며
상담실에서 미처 다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아무리 슬퍼도 삶은 흘러간다. 기왕 흘러가는 삶이라면 콧노래를 부르며
슬픔을 견뎌야 한다. 슬프다고 슬픈 표정만 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인생은 태풍이 몰아치는 바다다. 성난 바다를 떠도는 배 위에서 부르는 노래가
태풍을 잠재우진 못해도 우리의 영혼을 달래줄 순 있다.
[p.24]
무작정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회피를 정당화하며, 심리적 발달 과제를
풀지 않고 골방에만 틀어박혀 있어선 안 된다. 실패와 상처를 직접 맛보아야 한다.
아파도 그렇게 해야 한다. 직면하면서 고통을 겪어야 한다. 체험으로만 성장할 수 있다.
[p.66]
현재의 고통과 팍팍한 현실에서도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을 상상할 수 있어서다. 이미 발생한 충격이
사라진 때를 상상하고, 지금은 없지만 앞으로 있을 그 무언가를 마음에 그릴 수 있어야
좌절하지 않는다. 극한에서도 긍정을 품고, 절망에서도 낙관할 수 있는 건
상상력 때문이다. 고통으로 가득찬 현실을 살아갈 힘도, 상상 없이는 구할 수 없다.
[p.117]
삶의 문제를 푸는 것은 자기 자신을 절실하게 느끼는 데서 시작된다. 잘나든, 못나든,
상처투성이든 아니든 '내 안에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 그래서 내가 힘든 거구나. 절실히
바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걸 잊고 살아서 이렇게 아픈 거구나' 하고
깨달아가는 데서 비롯된다. 고민한다는 건, 자신을 절실하게 느끼는 과정이다.
[p.155]
상처는 사라지지 않고 마음에 남아 "나는 누구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신호가 된다. 그 신호는 아름다운 음악이 아니라
고막을 찢는 경적이고 큰 대가를 치러야만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상처는 목표를 만든다.
사랑받지 못한 상처는 사랑받기 위해 나를 움직이고,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게 만들고, 타인에게 사랑을 나눠줄 수 있을 만큼 나를 성장시킨다.
[p.208]
책 속에서 김병수 선생님은 말합니다.
아무리 불안하더라도 무작정 바다에 뛰어들면 안되고,
무기력할 땐 어떻게든 몸을 일으켜 움직여야 하며,
슬프고 우울한 감정은
나를 더 챙겨달라고 호소하는 내 안의 목소리라고.
사람이 살면서
상처 입고 아픈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 상처를 극복하고 시련을 이겨나가는 것 또한 삶이죠.
그리고 우리들은
살아가는 동안 파도치듯 우울과 기쁨을 넘나들 것이고,
누구든지 그 시간들을 강하게 견디며 살아갈 수 있는 힘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그 힘든 시간들로 인해 비로소 우리는 성장합니다.
내 인생은 늘 질문합니다. 힘드냐고.
그 질문에 내 삶은 답합니다. 힘들지만 버틸 만하다고.
이 거칠고 모진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생에 대한 공감과 소중한 삶을 향한 이해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상처를 씩씩하게 극복할 수 있는 강한 내가 되고 싶습니다.
책 무게는 가볍지만, 그 어떤 책보다 마음에 묵직하게 내려앉는 김병수 선생님의 수필 ‘상처는 한 번만 받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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