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수 없다면

하얀 종이 2016. 12. 13. 16:45



이하람 작가님의 여행수필 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수 없다면입니다.

 

스물아홉의 가을쯤... 하고 있었던 내 생각들... '이제 곧 서른이 된다니~ㅠㅠ 아무 준비도 안했는데~[뭔 준비;;]'


 막막함과 불안함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무렵, 서점에서 저는 이 책을 만났습니다.

  

  

스물아홉과 서른 사이에서 인도에서 보낸 여행을 기록한 책이에요.


스물아홉 살의 한국 아가씨가, 그것도 혼자, 그것도 유럽도 동남아도 아닌 인도라니... 거기서 뭐하다 왔을까..


아마도 인도라는 나라가 그 무렵의 제겐 생소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스물아홉과 서른사이에 한 여행이라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서른 살의 나를 위로하는 법'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고..


서른을 앞두고 잔뜩 겁에 질린 스물아홉 왕소심녀 나에게.. 선물로 이 책을 건넸습니다. ^^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ㅋㅋㅋ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한 적이 있는가.

실패에 좌절하고 몇 날 며칠을 서럽게 울어본 적 있는가.

사랑에 절망하고, 사랑에 절실해본 적이 있는가.

상처를 받는다는 것.

그것은 청춘이 누릴 수 있는 행복한 비명이다.

더 아파하고 더 슬퍼하기.

우리는 그만큼 단단해지고 평온해질 것이다.

[p.37]

 

 

 

 

  













  

우리는 지금 진짜 어른이 되는 계단에 서 있는 거겠죠.

혹시 계단을 바라만 볼 뿐,

영원히 청춘으로 떠돌고 싶은 건 아닐 테죠.

 

당신도 나처럼 이 여행이 축제였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슬프고, 절실하고 불안한 축제,

청춘이니까요.

[p.111]

 

 

 

 

  













손을 잡지 않아도,

상대방의 발걸음에 맞추지 않아도,

자연스레 서로의 속도에 스미는 것.

언젠가 내 옆에도 나와 같은 속도로 걷고 있는 누군가가 생기게 될까.

[p.187]
















  

지금 당신이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다면 온 마음을 내려놓고 그 자리에 철퍼덕 앉길 바란다.

인생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쉽게 풀리기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단순하고 명료하다.

기다림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면 기다린 후의 행복도 오지 않는 것이다.

불편하고 괴롭고 힘들기만 했던 인도가 그렇게 내 품에 들어와 살포시 앉았다. [p.205]

 

 

 

 

    















 

가장 멀리 왔다고 생각하면 그게 여행이에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나는 내 주변도 그대로라고 느껴져도 실망하지 말아요.

말했잖아요. 누구나 아주 조금은 달라져 있어요. [p.286] 

 

 

 

   







 

우아하고 깔끔한 여행은 아니더라도 가보면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는 나라, 인도.


인도배낭여행을 여자 혼자서 가다니... 몇 년 전이니 지금보다 더 위험했을 것 같은데...


아무튼...;; 뒤늦은 걱정을 해대며 오랜만에 꺼내든 이 책은 의외로 참 편안했습니다.



서른... 지나고 나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데, 그냥 삶의 연장선이고 겨우 한 살 더 먹는 것뿐인데...


 그 시절엔 그 나이가 왜 그렇게 무서웠을까요.


이하람 작가님은 아마도 인도라는, 다소 알려지지 않아 더 무서운 나라를 통해..


스물 언저리의 청춘들에게, 앞으로 다가올 서른을 겁먹지 말고 용감하게 맞서라는 이야기를 해주신 것 같아요. ^^


 

겁먹고 저지른 인도 여행.


 하지만 그곳에서 그저 머물다 돌아오는 게 여행이고,


스물아홉과 서른도 그저 우리네 인생의 자연스러운 한 부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 떠나라, 외로움도 그리움도 어쩔 수 없다면


시린 마음을 데워주는 따뜻한 독서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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