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김이나의 작사법

하얀 종이 2018. 5. 29. 16:05



김이나 작사가님의 책 '김이나의 작사법'입니다.


출간된지 3년이나 된 책인데, 저는 왜 이 책을 이제서야 알게 된 걸까요.



아이유, 브라운아이드걸스, 엑소, 가인, 이효리, 임재범, 이선희, 조용필 등등...


수많은 가수들의 노래들을 작사하신 실력자 김이나 선생님.


'김이나의 작사법'은 김이나 선생님이


작사가 지망생과 대중음악계에서 일하는 것을 꿈꾸는 젊은이들, 글쓰는 직업을 지망하는 이들과


지금껏 자신이 작사한 노래를 들어준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쓴 책입니다.















나는 간절함과 현실 인식은 비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이 간절할수록 오래 버텨야 하는데, 현실에 발붙이지 않은

무모함은 금방 지치게 마련하기 때문이다. 간절하게 한쪽 눈을 뜨고 걷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그 기회를

알아보는 것도, 잡는 것도 평소의 간절함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모든 직업은 현실이다. 그러니 부디 순간 불타고 마는 간절함에

속지 말기를. 그리고 제발, 현실을 버리고 꿈만 꾸는 몽상가가 되지 말기를. [p.15]

 

 















 

가사란 작사가 혼자서 다 쓰는 것이 아니다. 곡의 태생과 그 곡을 부를 가수가 그간 쌓아온 이미지가 절반을 차지한다. 그리고

나는 그 결정적 힌트를 붙들기 위해 오늘도 키보드를 두드리기에 앞서 곡을 느끼고 이 곡을 부를 사람을 상상한다.

 그리고 캐릭터가 구체화된 순간, 그들은 스스로 입을 열어 자기만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p.40]

 

 














 

상처가 많아 모난 사람은, 상대에게 모질게 굴고 또 그 상대의 리액션에 다시 상처받기를

거듭한다. 그런 사람이 누군가의 눈에는 한없이 좋은 사람일 때, 그리고 끝내 받아들여질 때, 그 사람은

놀라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사람은 변한다, 안 변한다, 라는 오래된 갑론을박이 있지만, 나는 사람은 변한다고 믿는 쪽이다.

자신에게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는 사람에 의해 천천히, 그리고 크게. [p.142]

 

 

 

 















누군가 숨겨온 무언가가 알려졌을 때, 사람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핫이슈 아래 그간 자기가 보아왔던, 혹은 믿어왔던, 아니 믿고 싶은 모습에 따른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만 있을 뿐이다. 세상엔 거짓말보다 황당한 진실도 있고, 누가 봐도 진실 같지만 극소수만 아는 거짓말들이 있다.

마치 퍼즐 조각을 맞추듯 근거를 모으지만, 그조차 자신들이 완성하고자 하는 그림을

정해놓고 모으는 파편들일 뿐이다. 그러니 진실을 이야기한들 소용없는 때가 온다면, 차라리 그것을

자신만의 신비로운 영역 안에 넣어버려라. 그리고 내 것이 드러나지 않길 바라는 만큼, 남의 것을 캐지 말라.

이 이야기는 절대 연예인만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당신과 내가 명심해야 할 이야기다.

[p.166]

 

 

 












 

팬심이란 게 참, 어른들은 이해 못하겠지만 가까이서 지켜보면 애틋한 종류의 마음이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연예인들이 팬들에게 "사랑해요 고마워요" 하며 손 흔드는 모습은 그저 팬서비스 차원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곁에서 보니 그게 아니었다. 하물며 스태프 입장에서도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드는데, 가수 본인들은 어떠랴.

현실 속의 사람들에게 치일 때 기댈 곳은 팬들뿐일테니 말이다. [p.183]

 

 

 













 

내가 작사를 할 때 그토록 중요시 여기는 '캐릭터'는 다름 아닌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있다.

쓰고 보니 사이비 종교 선전문구 같긴 하다.

나를 통으로 생각하지 말고, 어떤 특정한 순간의 '나'를 분리해서 생각해본다면 누구에게나

지질하고 과민한 면들은 있게 마련이다. 그 모습들을 외면하지 말고, 직시하라.

그런 면이 작가인 당신에게 훌륭한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p.249]

 

 













 

'이야기'에는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쪽이 있다. 그 스포트라이트로 인해 드리워지는 그림자에

관심을 기울이면, 여러가지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지 칠 수 있다. 특히나 'Happily Ever After' 식의 장미빛 엔딩에

불만을 품는, 어찌 보면 반골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쓴 이야기는 늘 매혹적이다. [p.314]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만큼이나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는 저도 한때 작사가를 꿈꾼 적이 있습니다.


'가사는 시다. 고로, 작사가는 시인이다.' 라는 문구를 어디서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문장이 기억에 남아 시를 열심히 썼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시와 노랫말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세계의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 나름의 전문성과 대중음악인들의 현실적이고 진지한 면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어요.


특히, 꿈을 가진 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설명하기보다


냉철한 시선과 유연한 필력으로 음악인의 현실에 대해 확실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역시... 오랜 시간 사랑받는 노래들은


허술하게 만들어진 게 아니었네요. ^^



김이나 선생님 말씀처럼.. 꿈만 꾸는 몽상가가 아닌, 현실을 열심히 걷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김이나의 작사법'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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