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키친

하얀 종이 2015. 12. 10. 16:22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님의 소설집 '키친'입니다.

 

일본문학에 열광하고, 그중 요시모토 바나나 작가님의 소설에 빠져들면서 읽었던 책이에요.

 

너무 오래 되어서, 색도 바랬어요. ^^;

 

요즘에 '바나나 문학' 책들은 다 표지 디자인이 바뀌었던데..

 

그래도 저는 이 표지가 좋아요. ^^

 

옛날 집 벽지 같은 정겨움...^^

 

 

책 제목과 같은 소설 '키친'은 주인공 사쿠라이 미카게가

 

같이 살던 할머니를 여의고 유이치라는 청년의 집에 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만월'은 '키친 2부'라고도 할 수 있는데, 유이치가 부모인 에리코를 미카게 할머니처럼 잃게 되면서

 

슬퍼하다가.. 만월의 밤에 유이치와 미카게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마지막 단편인 '달빛 그림자'는 남자친구 히토시를 잃은 사츠키가 고독한 시간의 공포를 이기기 위해 새벽 달리기를 하다가

 

 우연히 '우라라'라는 의문의 여인을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인생이란 정말 한번은 절망해봐야 알아. 그래서 정말 버릴 수 없는 게

뭔지를 알지 못하면, 재미라는 걸 모르고 어른이 돼버려." [p.58]

 

 

 

 

 









 

 

 

어째서 나는 이토록이나 부엌을 사랑하는 것일까.

이상한 일이다. 혼의 기억에 각인된 먼 옛날의 동경처럼 사랑스럽다.

여기에 서면 모든 것이 처음으로 돌아가고,

무언가가 다시 돌아온다. [p.77]

 

 

 

 

 

 

 






 

 

왜 사람은 이렇듯 선택할 수 없는 것일까. 버러지처럼 짓뭉개져도, 밥을 지어먹고 잠든다.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죽어간다.

그런데도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p.110]

 

 

 

 

 

 

 

 

 

 

 

 

 

 

 




 

 

 

 

'키친'의 세 단편소설에서 공통으로 들어가는 소재는 '부엌'입니다.

 

우리가 하루에도 몇번이나 들락날락거리는 '부엌'은 어쩌면 우리네 삶에서 '생존'과 가장 가까운 공간이 아닐까요.

 

소중한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 영영 헤어져도,

 

우리는 살아가는 것만으로 감사해야 하고

 

그것을 작가님은 바로 '키친'으로 표현하신 것 같아요.

 

 

자꾸 죽는 이야기를 해서 우울해질 수도 있겠네요...^^;;

 

원래 일본문학 자체가 그런 면이 없지 않아서...;;

 

 

슬픔도 외로움도 고통도 모두 곁에 있는 누군가와 나눌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소설집 '키친'

 

처음 이 책을 만난 시절이 저절로 떠올라 웃음짓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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