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칼린 선생님의 에세이 '그냥 :)'입니다.
처음에 저는 '그냥'이라는 제목 다음에 ‘:)’ 이 모양이 대체 뭐지... 음악감독님이시니까 음악기호인가... 생각했는데..
스마일 이모티콘이네요...ㅋㅋㅋ
박칼린 선생님, 정말 유명하고 대단하신 분이시죠.
미국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선생님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음악을 공부했습니다.
선생님은 경남여고 연극부에 들어가면서 뮤지컬과 연을 맺었고,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에서 공부하고, 서울대 대학원 국악작곡학을
전공했습니다. 선생님이 맡으신 작품으로는 ‘명성황후’ ‘사운드오브뮤직’ ‘페임’ ‘아이다’ ‘시카고’ 등이 있어요.
제목만 들어도 대단한 작품... 정말 멋있는 분이시죠. ^^*
가능성이 보이는 누군가를 열정의 뜨거운 곳에서 처음 만나는 것, 내게 캐스팅은 사랑이다.
누군가를 발견하는 일 자체와 사랑에 빠지는 일인 것이다. [p.20]
세상에... 운명에게 그냥이란 없다. 곧 죽는다 하여도 그냥으로는 살지 말지어다. [p.83]
아무리 우습고 보잘것없는 얘기라도 진심을 담아, 진심으로 얘기한다면 그것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진심이 통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는 신뢰가 생겼다. 진심은 때로 왜소해 보이고 구질구질해 보인다. 자신의 결핍을 솔직히
내보인다는 건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강자에게 굽실거리고, 약자에게 냉담하다. 하지만
우리 삶이란 그렇지 않은 세상이 있어, 그러지 않은 사람들이 있어 살만한 거라고 생각한다.
[p.169]
모든 게 그렇지만 나라는 인간의 됨됨이가 온전치 않으면 그가 가진 재능 또한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다.
음악이든 뭐든 인간이 먼저 되어야 하는 것이다. [p.235]
무엇을 하느냐는 중요치 않다. 그 무엇은 자기 삶의 표현법일 뿐이지, 우리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어떻게’ 이루느냐가 중요하다. 할 거라면, 살 거라면 가장 뜨거운 곳 그 한가운데에서 가장 뜨겁게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적어도 나는 그렇다. 밋밋하게 죽으러 살 바에야 활활 타오르고 싶다.
[p.260]
2010년에 했던 ‘남자의 자격’에서 진정한 걸크러쉬가 뭔지를 보여주신 박칼린 선생님. ^^*
이 책도 그때 사서 가끔씩 카리스마 여성의 자서전을 읽고플 때면 꺼내 읽곤 해요.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다지만 아직도 혼혈인에 대한 우리나라의 인식이 좋기만 한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7, 80년대에 그것도 대한민국 부산에서 자란 어린 혼혈소녀는 스스로 얼마나 단단해져야 했을까요.
그녀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그토록 독하게 배우고, 대한민국 뮤지컬이라는 사막보다 마른 땅에서 어떻게 견뎌왔을지 생각하면...
거대한 뮤지컬의 대단원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진짜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표현이 안 되는 박칼린 선생님.
선생님의 열정을, 닮고 싶습니다.
그녀의 인생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그득 담겨있는 책 ‘그냥 :)’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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