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너의 마음, 달달하게

하얀 종이 2017. 3. 9. 17:04



엄보배 작가님의 시집 너의 마음, 달달하게입니다.


참 오랜만이네요. 시집... ...^^


표지도 참 이쁩니다.

 

제가 다니는 병원에서 얼굴 보며 인사하는 상냥한 이모 조카 친구가 작가님이에요.


책 출간 준비 땐 고2였으니.. 이제 고3이 되었겠네요.


열아홉이라니... 부럽다...///^^////



담당 치료사 쌤이 빌려준 책.

 

시가 참... 제목 그대로 달달합니다. ^^














 

 

 

불꽃을 잡아

내 손이 타들어 가는 게 빠를까.

네 손을 잡아

내 마음이 타들어 가는 게 빠를까.

[p.24]

 

   
















 

"너는 항상 너의 양손이 다 까이면서까지

많은 것을 잡으려했다.

정작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잡고 있느냐가 아닌

무엇을 잡고 있느냐였는데."

[p.38]

 

 

 

  















  

가끔 나는 비극에 감명받곤 한다.

 

피터팬이 어른이 되었다면,

결코 일어날 수 없었던 그 아름다운 이야기에

 

백설공주가 독 사과를 먹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왕자님에 대한 환상 속에.

[p.54]

 

 

 

  














  

다음 생에서도 우리 둘은 만나야 한다.

그러니 너는 꼭 머물러라.

내가 꼭 너를 먼저 알아보고

너를 찾아 낼 테니. [p.64]

 

  













  

 

묵묵히 걸어가세요.

내가 가는 길이

결국엔 나의 길이니까요. [p.104]

  
















  

 

"나는 네가 무엇에 쫓기는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것이 시간이든 사람이든.

가끔은 하늘도 쳐다보고.

지나가면서 만난 꽃들의 꽃말도 찾아보는

그런 달달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누구를 위해, 너를 위해."

[p.127]

 

 

  














  

 

코끝이 찡할 만큼 달달하면서도, 사이사이에 톡 쏘는 맛의 소스가 뿌려진 매력적인 글입니다.


열여덟에 쓴 시라니...


나는 그 나이 때 뭐했나...


이 시집을 읽는 시간은 나의 열여덟 살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었어요. ^^*

  

  

지금은 저는 소설 쓰는 소설가이지만 저도 한때 시 많이 쓰고, 공모전에도 열심히 내고 그랬었는데...

 

글쓰기는 좋아하나 어떤 분야가 나한테 맞는지 몰라 헤매던 시절..


소설이든, 시든, 모든 문학 장르는 이렇게 저마다 각기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엄보배 작가님은 그런 면에서 축복 받은 존재입니다. 일찍이 맞는 구두를 발견했으니까요.

    

 

엄보배 작가님, 앞으로 더 멋지고 감동적인 시들을 만드는 시인이 되시길...


기대하겠습니다.


너의 마음, 달달하게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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