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하얀 종이 2018. 2. 24. 15:44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의 장편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입니다.

 

저는 공포나 스릴러 장르의 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무서우니까요...ㅠㅠ

 

 

그래서 그런 류의 소설을 주로 다루시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 작품을 많이 접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왜 그의 작품세계에 그렇게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것인지 궁금해서...

 

몇년 전에 샀던 작가님의 첫 책이 바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입니다.

 

 

처음부터 강렬한 작품에 손을 대면 다음부턴 쳐다도 보기 싫어질 것 같아 우선은,

 

그중에서 그나마 순해보이는 작품으로 히나시고 게이고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 ^^

 

 

 

 

하찮은 인생을 살던 도둑 세 명이 한밤중에 들어선 낡은 건물.

 

그곳에서 그들은 고민상담 편지를 보고, 그들에게 상담을 해줍니다.

 

그곳은 바로 30년 전에 사람들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곳으로 유명했던 '나미야 잡화점'입니다.

 

 

올림픽에 출전할지 애인의 병간호를 해야 할지 고민하는 달토끼 아가씨,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과 부모님 뜻대로

 

가업을 이어야 하는 길 사이에서 고민하는 생선가게 뮤지션,

 

사업에 실패해 야반도주하는 부모님을 그래도 따라야 한다는 나미야 할아버지의 뜻과는 달리

 

부모에게서 달아나 고아원에서 살게 된 교스케...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이야기처럼, 마음이 차분해지는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아니, 몇 마디만 써 보내도 그쪽은 느낌이 크게 다를 거야.

내 얘기를 누가 들어주기만 해도 고마웠던 일, 자주 있었잖아?

이 사람도 자기 얘기를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거야. 별로 대단한 충고는

못 해주더라도, 당신이 힘들어한다는 건 충분히 잘 알겠다, 어떻든 열심히 살아달라,

그런 대답만 해줘도 틀림없이 조금쯤 마음이 편안해질 거라고."

[p.31]

 

 

 

 

 

 

 

 

 

 

 

 

 

 

 

 

특별한 빛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누군가 알아봐준다.

[p.133]

 

 

 

 

 

 

 

 

 

 

 

 

 

 

 

 

 

 

"대부분 내 답장에 감사하고 있어. 물론 고마운 일이지만, 가만 읽어보니 내 답장이

도움이 된 이유는 다른게 아니라

본인들의 마음가짐이 좋았기 때문이야. 스스로 착실하게 살자,

열심히 살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아마 내 답장도 아무 소용이 없었겠지."

[p.199]

 

 

 

 

 

 

 

 

 

 

 

 

 

 

 

부디 내 말을 믿어 보세요. 아무리 현실이 답답하더라도

내일은 오늘보다 멋진 날이 되리라, 하고요.

[p.259]

 

 

 

 

 

 

 

 

 

 

 

 

 

 

 

 

 

 

결국 인생이란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개척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p.305]

 

 

 

 

 

 

 

 

 

 

 

 

 

 

 

 

 

주위 사람들에게서 칭찬받을 만한 일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끝없이 노력해야 하는 현실이 힘에 버거워 가장 편한 길로 도망친 것이다.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스스로를 정직하게 바라보았을 때, 기적이 일어난다.

[p.451]

 

 

 

 

 

 

 

 

 

 

 

 

 

 

 

 

 

 

 

 

 

 

 

 

 

단편소설인 것 같은 각 장의 부분이, 뒤로 갈수록 겹쳐지는 것이 참 좋았어요.

 

아마도 소설 속 인물들이 '나미야 잡화점'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은 이유는 모두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상담 자체가 아닌

 

위로를 받고 싶어서였을 것입니다.

 

잘 할 수 있다고, 당신은 그럴 만큼 충분한 힘을 가진 강한 사람이라고,

 

내일은 오늘보다 멋진 날이 될 거라고.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공감에서 받는 위로,

 

그것으로 인해 그들은 힘을 얻고 각자 나름의 인생을 힘차게 뚜벅뚜벅 걸어갔을 것입니다.

 

 

어쩌면 나미야 잡화점이 한 일은 아주 조그만 것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사람이 커다란 고민을 안고

 

휘청거릴 때 누군가가 곁에서 가볍게 부축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기운을 얻습니다.

 

 

 

 

 

가끔씩 '나미야 잡화점'을 읽고 있으면 저에게도 고민 상담을 해줄 '나미야 잡화점' 같은

 

존재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민 상담을 받고 나서도 어떻게 행동할지 선택과 책임은 온전히 저의 몫이겠지만

 

그래도 제 고민에 대해 누군가가 함께 걱정을 해주고 또 해결방안도 제시해준다면,

그것만으로 삶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슴이 따뜻해지는 위로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

 

 

'책읽는 여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텔 프린스  (0) 2018.03.14
사는 게 뭐라고  (0) 2018.03.05
바다는 잘 있습니다  (0) 2018.02.06
그대 눈동자에 건배  (0) 2018.01.24
자유로울 것  (0) 2018.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