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여자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하얀 종이 2016. 3. 2. 10:50





레이먼드 카버 작가님의 소설집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제가 소개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너무 유명한 작가님이신데.. 저는 한 번도 레이먼드 카버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어요. ^^;


이번 기회에 한번 읽어보려고 고르다가... 잘 모르는데 너무 두꺼운 걸 고르면 초장부터 질릴 것 같아서


일단, 좀 얇은 책으로...^^;


이 책은 레이먼드 카버 작가님의 단편소설 열일곱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생일날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가 된 아이의 부모와 생일 케이크를 주문받은 제빵사, 뭔가 숨겨진 사연이 있어 보이는 파산자와


그에게서 가구를 사는 철없이 어린 커플, 휴일을 망치기 싫다는 이유로 어린 소녀의 시신을 강물 위에 묶어두고 태연히 낚시를 하는 남자 등등...


무너져가는 일상을 덤덤한 목소리로 말하는 책입니다.


표지 색이 너무 예쁜 핑크인데... 읽고나니 표지가 다른 어두운 색이면 소설과 더 어울렸을 것 같다는...^^;;



















아버지는 아들을 보았다. 이불 아래로 작은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했다. 이제 그는

더 큰 두려움을 느꼈다. 그는 머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다. 애는 괜찮아. 집에서 자는 대신 여기서 자고 있는 거야. 잠은 어디서 자나 마찬가지야.

[p.79]
















모든 건 변해. 어떻게 변하는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원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모든 것은 변하지.

[p.201]


















나는 내 심장이 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모두의 심장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방이 어두워졌는데도 그 누구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앉아서

내고 있는, 그 인간적인 소음을 나는 들을 수 있었다. [p.230]
























레이먼드 카버 작가님의 소설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어려웠습니다. ^^;


뭔가 이야기가 더 이어져야 할 것 같은데 끝나버리는 단편소설은 저에게


'한번 맞혀봐. 어떻게 됐을까?' 하고 질문만 덩그러니 던져주고 저만치 도망가버렸어요. ㅋㅋ;


'레이먼드 카버'라는 이름은 김연수 작가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라는 소설집의 '모두에게 복된 새해 - 레이먼드 카버에게'


라는 단편소설 제목에서 처음 봤어요.


그동안 잊고 지내다... 이번에 도전(?!)해본 소설집.



왠지 밥 먹다가 중간에 다 못 먹고 일어나버린 느낌이라고나 할까...ㅋㅋㅋ;;


배부르진 않은데 또 그렇다고 배고픈 것도 아닌 이 느낌은... 뭘까요...^^;


다음에는... 레이먼드 카버 작가님의 다른 소설도 읽어보고 싶어요.


만족스럽진 않지만 궁금해지는 책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별 것 아닌 일상을 이토록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 게 문학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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